이미 웹 사이트와 유저를 확보하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웹 사이트의 효율성을 "불확정성의 영역"이라는 개념으로 다시 살펴 볼 수 있다. 우선 전제하는 것은 우리가 웹 사이트를 개발할 때 대부분 거의 모든 영역에 대해 너무 많은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수 천 페이지의 스토리보드를 만들어 놓고 흐뭇해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스토리보드가 웹 사이트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웹 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나면 엉뚱한 일이 벌어진다. 목적지라고 정해둔 디렉토리 혹은 메뉴가 사용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기도 하고 멀쩡한 QnA 게시판 대신 자유 게시판에서 각종 질문과 대답이 생성되기도 한다. 허전해서 그냥 넣어둔 컨텐츠가 사용자들의 폭발적 관심 대상이 되기도 하고 돈 들여서 만들어 둔 컨텐츠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기도 한다.
한 가지 욕심을 버리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아래 문장을 따라 읽어 보자,
"그 누구도, 세상 그 누구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다"
이 문장을 세 번 반복해서 읽어 보라. 어떤 느낌이 드는가? 그 느낌이 바로 여러분이 현재 자신이 관리하거나 만든 웹 사이트에 대한 기본 입장이다.
현재 웹 사이트에 대해 비록 자신이 만든 것일지라도 그것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서로 쉽게 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비록 말은 그렇게 하더라도 속내는 '아니야, 난 할 수 있어' 혹은 '너보단 내가 훨씬 더 잘 이해하고 있어'라고 믿고 있다면 우리의 대화는 무의미한 것이 될 것이다. 왜냐면 내가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불확정의 영역]은 아집을 버림으로써 더욱 많은 것을 얻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기 때문이다.
[불확정의 영역]을 찾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확정의 영역]을 찾는 것이다. 예컨데, 자신이 만든 웹 사이트에서 특정한 영역은 반드시 로그인을 해야 한다면 그것은 [확정의 영역]에 속한다. 로그인을 해야만 볼 수 있는 컨텐츠, 서비스가 존재한다면 사용자들은 회원 가입을 하거나 이미 가입한 아이디를 찾거나 혹은 다른 사람의 아이디로 로그인을 해야 한다. 이것은 [불확정의 영역]이다. 내가 하나를 확정했지만 그로 인해 최소 3 가지의 [불확정의 영역]이 발생한다. 그 불확정의 영역에 대해 제어하려는 노력은 또 다른 불확정의 영역이 탄생할 수 있음을 의미하게 된다.
만약 당신이 3가지 경우의 수 가운데 "다른 사람의 아이디로 로그인"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싶다면 어떤 일을 하게 되겠는가? 예컨데, 단순히 아이디/패스워드가 아닌 또 다른 방법의 인증 방법을 동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공인인증서/신용카드/핸드폰"등의 방법이 사용될 수 있다. 자, 또 새로운 최소 3 가지의 [불확정의 영역]이 발생했다.
이런 식으로 [확정의 영역]을 강화할수록 [불확정의 영역]도 확대된다. 시스템은 점차 복잡해지고 관리해야 할 영역은 더욱 증대된다. 이것은 비용의 증대로 이어진다.
[확정의 영역]을 줄이거나 최소화하게 되면 [불확정의 영역]은 '일반화'된다. 일반화된 [불확정의 영역]은 관리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적은 비용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또한 그에 대한 책임감도 줄어 든다. 예컨데, 게임 사이트에서 아이템 거래가 이루어지는 현상에 대해 그것을 [확정의 영역]으로 정의해 버리면 어떤 식으로든 아이템 거래를 막는 시스템을 구현해야 한다. 그로 인해 비용은 계속 증대된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했듯 [확정의 영역]은 또 다른 [불확정의 영역]을 낳게 되고 사용자들은 게임 사이트가 가로 막은 방식 (확정의 영역)에 대항하여 새로운 방식의 아이템 거래 방법을 개발하게 된다. 이것을 막기 위해 게임 사이트는 또 다른 [확정의 영역]을 정의하고 시스템을 개발하고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확정의 영역]을 정의하려면 아래 조건이 자사에 얼마나 이득이 되는 지 판단해야 한다.
1. [확정의 영역]이 매우 제한적인가?
: 그로 인한 [불확정의 영역]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지 않는가?
2. [확정의 영역]으로 인해 얻는 수익은 가시적인가?
: 수익 혹은 매출이 즉시 증가하는가? 혹은 장기적으로 증가 추세가 예측될 뿐인가?
[확정의 영역]은 어떤 경우에 사용자에 대한 강력한 제한이 되기도 하고, 사용자가 요구한 특정한 형태의 서비스가 되기도 하고, 상품 가격이나 진열 방식이 되기도 하고, 코멘트를 달기 위해 로그인을 해야하는가 그렇지 않은가가 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확정의 영역]이 [불확정의 영역]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커뮤니티의 경우에는 고의적으로 [불확정의 영역]을 정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커뮤니티는 사용자들에게 [불확정의 영역]을 허용함으로써 '사용자 컨텐츠'를 확보할 수 있다. 만약 싸이월드가 '실명인증이 된 의미있는 컨텐츠만'이라는 조건을 걸었다면 지금과 같은 사용자와 컨텐츠를 확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만약 아이러브스쿨이 '오랜만에 만난 동창들의 염문'에 대해 강력한 제어를 가하려고 생각했다면 사업 초반에 그토록 빠르게 사용자를 확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만약 세이클럽이 '원조 교제가 잘 이뤄지는 채팅 사이트'라는 현실을 부정하려는 시스템 제어를 시도했다면 사용자를 모으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커뮤니티는 이처럼 사용자들이 개입한 [불확정의 영역]에 대해 기대를 해야 한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는 어느 정도 진행이 된 상태에서 판단할 수 있다. 그 시점이 될 때까지 커뮤니티는 [불확정의 영역]에 깊이 주목해야 한다. 너무나 잘 짜여진 커뮤니티가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불확정의 영역]을 너무 빠르게 없애 버리려 시도하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불확정의 영역]이 거의 없거나 제한적이라면 사용자는 해당 커뮤니티에 매력을 느낄 수 없게 된다.
유능한 기획자는 [불확정의 영역]을 알아내기 위해 로그를 분석하고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추적하고 대화를 시도한다. 멍청한 기획자는 [확정의 영역]을 강화함으로써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적은 사용자와 바쁜 기획자가 있는 회사라면 그 회사는 [확정의 영역]이 너무 많다는 소리다. 그래서 멍청한 기획자는 항상 바쁜 것이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점차 증대시키고 사용자의 자발적 행동을 제한하기 때문이다.